DEVIEW 2013 1일차 후기

나는 여태껏 개발자 관련 컨퍼런스에 별로 가보지 못했다. 하는 일이 이런 컨퍼런스에서 주제로 다룰 만큼 트랜디하거나 이 업계에서 주류에 속하는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우연히 등록신청할 수 있어서(시작 10여분 만에 마감) 가 볼 수 있었다. 좀 더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내가 들었던 세션들에 대해서 정리해볼까 한다. 간단한 개회사와 함께 세션 일곱개를 들을 수 있었고, 주제는 4개의 트랙을 통하여 웹, 모바일, 오픈소스, 기타 등으로 나뉘어져있었다. 나는 주로 모바일과 오픈소스 쪽을 들었다.

현재 발표된 세션의 슬라이드 자료와 동영상들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그냥 기억나는대로 정리할 생각이다.

1 Session 1, Track 2 벡터기반 지하철 노선도 렌더링 엔진

네이버 직원이신 발표자께서 안드로이드용으로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노선도 화면에 표시할 때 보통 크게 3가지 방식(하나의 비트맵, Titled 비트맵, 벡터)이 있는데 안드로이드 내에서의 파편화 뿐만 아니라, 아이폰, 일반 웹까지 다양한 크기의 화면에 대응하기 위해 벡터 방식을 선택했다고 했다.

벡터를 저장하는 여러 포맷이 있는데 그 중에 SVG를 선택했고, 이 포맷으로 디자이너가 파일을 만들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메타 데이터(역의 좌표와 이름 등)를 더하여 Canvas로 화면에 뿌린다고 했다.

문제는 모바일에서 그것이 WebView든 다른 브라우저 상이 든 Canvas 렌더링 속도가 너무 느려서 이것만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해당 화면 사이즈로 한번 Canvas로 그리고 그것을 비트맵 방식으로 캡쳐한 후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이렇게 하려고 새로운 렌더링 클래스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내 입장에서는 안해본 쪽이라 예상보다 흥미는 없었지만, 최적화할 가능성이 더 있을 것 같아서 나에게 문제가 주어진다면 나름 흥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2 Session 2, Track 2 Tizen – Universal Device Platform

삼성전자에서 나오선 발표자 두분께서 Tizen의 Web App Programming 부분에 대해 개략적으로 훑으시고, SDK를 통해 간단한 앱을 만드는 시연을 하셨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Web App(JS 기반)에서 디바이스 제어를 지원해주는 정도에 대한 것이었다. 폰에서 사용하는 웬만한 기능들은 다 지원해주는 듯 했다. 물론 얼마나 충실히 구현되었는지는 API를 이용해서 직접 개발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궁금했던 점은 보안에 대해 어느정도 신경쓰고 있는지에 관한 것인데, 잠깐 본다고 알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아 그냥 있었다.

듣고 난 후 든 생각은 Tizen이 개발자들을 확 끌리게 하는 그 무언가가 아직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네이티브 앱은 개발초기부터 지원했을테고, HTML5가 뜨니 웹기반 앱을 인터패이스를 급히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3 Session 3, Track 3 당신의 인생에 오픈소스를 더하라 – OSCON 발표자 뒷담화

발표자 두분께서 오라일리가 매년 주최하는 오픈소스 컨퍼런스인 OSCON 에서 발표한 경험을 나누어주셨다.

동아시아 3국(한국, 중국, 일본)의 오픈소스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특징들을 설명했다고 한다. 한 분은 영어 회화가 되시고 한분은 주어진 스크립트를 읽는 수준이었다고 하는데, 열심히 발표준비를 하신 듯 보였다(발표자료).

비영어권 개발자가 영어권이 대부분인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참 궁금했는데, 발표자의 조언이 약간은 도움이 되었다. 영어가 안되다면, 되도록 원서를 읽고 IT관련 팟캐스트가 많이 있는데 그걸로 듣기 연습하여 영어 능력을 키우고, 관심이 가는 프로젝트를 골라 기능을 사용해보면서 코드도 같이 보고, 그러다가 작은 것이라도 고칠 부분이 나오면 수정해서 패치를 메일로 보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보면 커뮤니티에 들어갈 기회가 생긴다고…

역시 행동이 어려운 문제다. 다시 한번 헛짓 하지말고 목표를 세워서 하나씩 이루어 가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해본다. ㅜㅜ

4 Session 4, Track 3 나는 왜 개발자인데 자신이 없을까?

NHN의 교육기관인 NHN NEXT의 학장이신 발표자께서 제목 그대로 재미있게 강연해주셨다.

발표 대상이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대학생이거나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에게도 도움되는 것이 많았다.

우선 개발자이면서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지식만 쌓았지 그것을 기반으로 무언가 이루어 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든 사진이 끝이 잘 보이지 않는 계단 사진이었는데,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계단 아래에서 좌우로 왔다갔다만 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감이 생기려면 위로 한 계단씩 걸어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참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했다. 올라가지 않고 밑에서 자꾸 왔다갔다 하는 모습, 내가 딱 이꼴이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당장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것을 만들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나도 이런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닌데, 항상 끈기가 부족한 것이 실패의 원인인 듯 하다.

또 자신만의 뭔가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이 쓸 수 있게 공개하고, 그것을 실제 여러사람이 쓰며, 그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성장을 주는지 모른다고 했다.

강의를 들으면서 만들다가 쉬고있는 앱이라도 얼른 다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슬라이드 자료

5 Session 5, Track 2 WebView 뛰어 넘기 – 고성능 WebView 만들기

SK 플래닛의 개발자께서 안드로이드의 시원찮은 WebView 성능을 어떻게 보완하여 앱개발을 하는지에 대해 발표하셨다.

세션 7에서 들은 바로는 성능이 개선된 새로운 WebView가 조만간 나올꺼라는데, 그건 그거고 시중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단말을 지원해야하는 앱개발 입장에서는 GB같이 오래된(?) 버전에서도 동일하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긴 있다.

관련 일을 한다면 재미있는 주제다.

하지만 나는 졸다가 하나도 못들었다. 아깝…

6 Session 6, Track 2 Firefox OS – Fulfilling the promises of HTML5

모질라 재단의 계신 외국분이 행오버로 온라인 발표를 하셨다. 영어라 잘은 못알아들었지만, 파폭 OS가 가진 장점들 몇가지는 알 수 있었다.

HTML5로만 앱을 만들기 때문에 쉽다고 하는데, 사실 이게 또 기존의 모바일 개발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암튼 나도 동향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플랫폼인데 앞으로 좀 더 시간을 투자해봐야겠다 싶다.

7 Session 7, Track 4 Mobile Browser Internals & Trends

Naver의 웹엔진 관련 랩에서 두 분이 나오셔서 발표하셨다. 오늘 들은 것 중에 제일 유익한 강연이었던 것 같다.

현재 WebKit 관련하여 구글과 애플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애플은 WebKit2 개발하고 구글은 Blink라는 이름으로 새로 포킹함)과 그로 인한 Chromium의 개발 현황,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WebView 컴포넌트 관련 내용(새로운 엔진인 Blink 기반으로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함)을 들을 수 있었다. 추가로 게코엔진 얘기도 조금하셨고…

재미있었던 부분은 Chromium의 멀티프로세스 아키텍처에서 컴포넌트들이 어떻게 나뉘어져 있고 왜 그렇게 나눴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8 끝맺음

2일차 세션들은 신청에 실패해서 들을 수 없다(그냥 몰래 가서 들어도 뭐라하지는 않을 듯 한데). 암튼 오늘 들은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어서 자극을 많이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배터리 오래가는 노트북을 빨리 하나 마련해야겠다. 그래야 이거 org-mode로 메모를 하지. 기억력도 안좋은데 기억해내려니 머리가 아프다(어쩌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지도).

끝.

1 thoughts on “DEVIEW 2013 1일차 후기

  1. 어쩌다 여기까지 링크를 타고왔네요 재미있는 글 많이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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